2021년 회고

2021-12-30

회고를 공개적으로 쓰는 건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다. 항상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지금까지 미루어왔다. 아직 문체랑 형식은 정하지 못해서 읽을 때 통일감이 없을 수 있는데, 아마 다른 글보다는 프리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

올해 한 일은?

실력은 크게 늘지 않은 채, 2021년이 지나간 것 같아 조급함이 있었다. 그래도 정리해보니 꽤 많은 일을 한 것 같아 나름 뿌듯하다.

이직

사실 개발자로 전향하고 회사 운이 좀 없었다. 첫 번째 회사는 3개월, 두 번째 회사는 4개월 정도 다니다 모두 내부적인 이슈로 퇴사를 했고, 3월에 현 회사로 이직했다.

이전에는 주로 혼자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나도 인지하지 못하는 안 좋은 습관(ex.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변수명, 순수함수 사용 안 하기, mutable 한 방식 등)이 많이 있었는데, 같이 맞춰가면서 협업하기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입사 후 팀 내 개발 문화와 회사 복지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내년에도 지금처럼 점점 더 좋아지는, 성장하는 팀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약간 딴길로 새보자면..

사회생활 기간에 비해 여러 회사에서 일해보니, 내가 만족하면서 다닐 수 있는 기준이 어느 정도 세워졌다. 동시에 절대 오래 다니지 못할 기준도 생겼으며, 그 기준은 아래와 같다. (법에 어긋나는 조건은 제외했다)

  • 현재가 아닌 미래만 약속하는 곳
  • 같이의 가치 보다 실력이 뛰어난 한 명을 더 좋아하는 곳
  • 코드 품질보다 결과물을 만드는게 더 중요한 곳
  • 팀 혹은 개인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없는 곳
  •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는 곳
  • 경영진 혹은 팀장급이 다른 직원 뒷담화하는 것이 일상인 곳
  • 보상 없이 열정만 요구하는 곳
  • 주 업무보다 잡일의 비중이 더 많은 곳

놀랍게도 여기에 거의 다 해당하는 회사도 있었다. 물론 회사가 아무리 좋아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 최악이라면.. 음..

약간 딴길로 새보자면2..

팀장님 덕분에 하반기부터 채용에 관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어렵다. 커뮤니티나 여론에 알려진 개발자 초봉 XXXX만원, 주 xx시간 근무, 100% 재택근무 등 때문인지, 원래도 적었던 지원자가 더 줄어든 것 같다. (사실 나도 가고 싶다...)

전에는 몰랐으나 서류, 면접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체력이 소모된다. 채용 절차가 도중에 중단되는 상황은 자주 일어나지만, 가장 허무했던 적은 면접 노쇼다. 다른 곳에 합격했다면 서로를 위해 최소한의 연락은 해주자..

합류 후에 신규 입사자분이 팀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온보딩을 진행해야 하는데, 팀이 바쁠 경우 잘 봐주지 못해서 어떻게 밸런스를 유지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항상 막내였던지라, 누군가를 알려주는 이 상황이 낯설고 잘하고 있는지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모던 자바스크립트 Deep Dive 스터디

작년에 모던 자바스크립트 Deep Dive 책을 사고 한 번 훑긴 했으나 대충 넘긴 부분도 많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혼자 다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정말 운 좋게, 딱 그 때 해당 서적의 저자인 웅모님이 스터디를 여셨다.

3월 부터 12주 간 매주 수요일에 팀 별로 읽은 부분에 대해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스터디 중간 웅모님이 들어오셔서 질의응답도 해주셨다.

아는 만큼 얻어갈 수 있는 스터디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웅모님은 우리가 질문한 모든 것에 자세히 설명해주셨으나,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올해 다시 정독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2회 독을 하니 처음 보는 내용도 많았고, '아 그때 이게 이 내용이었구나'라고 깨달은 부분도 많았다. 그리도 스터디를 할 때 작성했던 글들을 대폭 수정하기도 했다. (아직 수정이 필요한 글들도 많다..)

자바스크립트와 친해지기 프로젝트는 현재진행중이며 내년에도 2회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또

글또는 6개월 간 2주에 한 번씩 글을 작성하는 '글 쓰는 개발자 모임'이다. 글또 시작때 다짐했던 '한 번도 패스를 쓰지 않고 모두 작성하자'는 목표는 이루었다. 다만 한 번 깜빡하고 제출 이모지를 누르지 않아 보증금은 다 못받는건 상당히 아쉽다. (이때가 프로젝트 때문에 몇 주 야근하면서 틈틈히 작성했던거라 엄청 뿌듯했었는데ㅠㅠ.. 다음을 노려본다)

글을 쓸 때 항상 '어떻게 하면 내 글을 처음 읽는 사람이 막힘없이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쓰지만, 늘 어렵다. 가끔 무작위로 예전에 썼던 글도 읽어보는데, 왜 이렇게 썼는지 모를 글들이 너무나 많아서 틈틈히 수정중이다.


사이드 프로젝트

거창하진 않다. 무지성매매를 하지 않기 위해 차트 공부를 시작했고, 매매일지를 작성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서비스가 없어서 trading-log를 만들었다.

이때 파이어베이스를 처음 사용해봐서 생소했다. 게다가 초기세팅하고 한동안 안 들어간 동안 파이어베이스 api 스펙이 바뀌어서 당황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간단하게 validation 체크를 위한 라이브러리도 배포해보면서, 오픈소스에 발자국만 남겼다.

사실 아직 진행중인 프로젝트이지만, 배포하지 않으면 영영 못 끝낼 것 같아서 최소한의 스펙만 먼저 배포했다. 시간 날때마다 이것저것 추가해볼 예정이다.

이 외에 팀 프로젝트도 몇 개 해봤지만, 제대로 마무리 한 프로젝트가 없었다. 지금 진행중인 팀 프로젝트도 있는데, 내년에 꼭! 배포했으면 좋겠다.


그 외

  1. 올해 초부터 꾸준히 필라테스를 다니고 있다. 매달 인바디 수치가 좋아지고 있어서 무척이나 뿌듯하다.

  2. 블로그 월 방문자 수가 3월부터 매달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tada:  가끔 귀찮아서 대충쓰고 싶다가도, 댓글이나 이메일로 글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이 오면 힘이 나서 열심히 쓰게 된다. (블로그 덕분에 강의도 찍었지만 많이 부끄럽다.. 꾸준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3. 지금은 Jbee님이 만들어주신 블로그 템플릿을 사용하고 있지만, Next.js로 만들어서 이전하고 싶다. 자꾸만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지만, 3년 이내에는 만들고 싶다.

  4. 원래 올해 목표에 UI 라이브러리 배포가 있었지만 우선순위를 조정하다보니 뒤로 밀렸다. 사실 회사에 계속 Storybook으로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고 얘기는 하지만, 개인 욕심이 더 큰지라 쉽지 않다. 개인 UI 라이브러리도 당장 내년은 힘들겠지만 이것도 빠른 시일 내에 배포해보고 싶다.

  5. 하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다..ㅠㅠ

내년 계획은?

2022년은 내 커리어를 보다 더 단단하게 다져보는 해로 만들고 싶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을 수 있을만큼 실력을 키우고 싶다.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은건 자바스크립트, 알고리즘, Three.js이며, 올해처럼 나만의 템포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 싶다.